벤처캐피탈업계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가운데 올해 들어 투자실적자산으로 인정받는 신규투자를 한 건도 진행하지 않은 벤처캐피탈들이 포착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유계정으로 벤처기업이 아닌 곳에 투자하는 무늬만 벤처캐피탈인 투자사들이 여전히 잔존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일 중소기업청과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벤처펀드 등을 통해 신규투자를 하지 않은 벤처캐피탈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청에 등록된 창업투자사 및 유한책임회사형(LLC) 벤처캐피탈 122개사 중 16개사는 지난 10월 말 기준 연내 투자실적으로 인정받는 신규투자를 단 한 건도 진행하지 않았다.

이 중 업력이 1년이 채 되지 않는 8개사를 제외하면 8개사가 벤처기업 투자에 손을 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창투사는 대덕인베스트먼트, 동훈창업투자, 바인트러스트창업투자, 솔본인베스트먼트, 스카이창업투자, 에스디벤처캐피탈, 에이피엘파트너스, 화이텍인베스트먼트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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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중 절반가량은 2000년 이전에 만들어져 업력이 15년 이상 된 창투사임에도 벤처기업 신규투자를 거의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절반은 2006~2007년과 2011년에 만들어졌는데 일부를 제외하고는 과거에도 벤처기업 신규투자 이력이 미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청 관계자는 "창투사 숫자가 많아지면서 적정 수요에 비해 등록된 창투사가 늘어나 투자가 쉽지 않은 경향이 있다"면서 "펀드를 결성하고 일정 규모에 맞춰 활발히 투자하는 창투사도 많지만 본래 업무가 아닌 다른 투자에 열중하거나 본계정으로만 벤처기업이 아닌 곳에 투자하는 창투사도 일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자본금 등 요건만 충족하면 누구나 창투사를 만들 수 있어 정부로서는 창투사의 벤처기업 투자 촉진에 강제성을 가질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계속해서 벤처기업 투자활동을 하지 않으면 등록을 취소시켜 일반법인으로 전환하는 조치 등은 가능하다" 고 덧붙였다.